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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품은 예술…고객에게 물어보고 만들면 실패한다" :: 2009/07/06 09:05

명품학의 大家 카페레 佛 HEC경영大 교수
아시아 명품이 갈 길은 `겐조`가 모범…한국도 전통과 역사서 소재 찾아야



"명품은 기능이 아니라 예술 영역입니다. P&G는 `모르면 고객에게 물어보라`는 경영 방식으로 성공했지만 명품기업은 고객에게 `어떤 시계가 꿈의 시계인가`를 물으면 망합니다. 그게 명품 비즈니스의 속성이자 핵심입니다."

최근 한국을 찾은 명품학의 대가 장노엘 카페레 프랑스 HEC경영대학 교수가 매일경제신문과 단독 인터뷰를 하면서 전한 명품 비즈니스론이다.

그는 다음달 서울에서 문을 여는 `서울럭셔리비즈니스인스티튜트(SLBI)` 초빙교수로 강단에 서게 된다.

그는 유럽에서 경영학 분야 최고 대학으로 꼽히는 HEC경영대에서 브랜드 매니지먼트를 맡고 있다. 특히 `럭셔리전략` `전략적 브랜드경영` `브랜드 재발명` 등 다수의 명품 관련 저서를 내는 등 명품학의 대가로 평가받고 있다.

카페레 교수는 명품경영을 설명하면서 "일반적인 경영학 원칙을 명품시장에 적용하면 그 기업을 죽이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일례로 이브생로랑은 `오피엄` 향수를 만들 때 고객 리서치조차 하지 않았지만 스테디셀러로 여전히 시장에서 존재한다"며 "그래서 명품기업에는 크리에이티브 디렉터(수석디자이너)가 필요한 것"이라고 말했다.

카페레 교수는 아시아 기업의 경우 일본 디자이너 브랜드이면서 프랑스 최대 명품기업 LVMH그룹이 보유한 `겐조` 사례를 본받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그는 "겐조는 동양의 역사와 문화를 그대로 보여주면서 서구 사회에 어필하는 브랜드로 성장했다"며 "한국도 전통과 역사에서 소스를
찾아 글로벌 브랜드를 만들어야 명품을 탄생시킬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최근 다수의 명품기업이 LVMH, 리치몬트, 스와치 등 거대 그룹으로 인수ㆍ합병되는 추세에 대해 그는 "단독 브랜드가 나은지, 그룹에 속한 브랜드가 성장에 도움이 되는지는 최근 명품업계의 큰 이슈"라고 했다.

그러면서 명품그룹은 여러 브랜드가 들어간 바구니와 같은 존재이기 때문에 신생 브랜드가 대기업 그룹 품에 안기면 여러 가지 이점이 있다고 설명했다.

"역사가 깊지 않은 신생 시계 브랜드의 경우 거대 기업 품에 안기면 글로벌 경쟁력을 가질 수 있는 기반을 갖게 됩니다. 예를 들어 럭셔리 브랜드는 애프터서비스(AS)가 생명인데, 중국이나 일본, 한국 등 여러 나라에서 해당 거대 기업이 만들어 놓은 AS센터 기반을 활용할 수 있죠. 또 시계의 경우 부품을 공동으로 활용해 생산 효율성을 제고할 수도 있어요. 지금과 같은 글로벌 경제위기가 닥쳤을 때 독립 브랜드는 생존을 위해 가격인하를 해야 하지만 거대 기업은 럭셔리가 지켜야 할 브랜드 정체성을 지켜나갈 수 있습니다."

카페레 교수는 명품기업 경영이 일반 기업과 확연하게 다른 점이 있다고 했다. 이를 "두 명의 핵심인재가 필요하다"는 주장으로 압축해 설명했다.

"명품 브랜드 경영을 위해서는 관리를 맡을 경영자와 브랜드를 맡을 디자이너가 함께 가야 합니다. 이브생로랑과 매니저 피아 베르제가 그런 사례죠. 그들은 서로 좋은 관계를 유지해가면서 성공을 만들어갔습니다. 유능한 경영자만 있다면 그저 프리미엄 브랜드일 뿐, 디자이너가 빠진 지방시처럼 실패하게 됩니다."

카페레 교수는 로고를 내세우지 않은 럭셔리 제품이 향후 인기를 끌 것이라는 일각의 견해에 대해서는 동의하지 않았다.

그는 "개인적 취향은 될 수 있겠지만 럭셔리는 남들이 알아보는 가시적 로고를 기반으로 한다"며 "로고 없는 명품은 의미가 없다"고 단언했다.

세계적으로 명품시장이 급성장하면서 희소가치가 떨어지고 스토리텔링식 명품 마케팅만 남지 않았느냐는 지적에 "로고 자체만 명품으로서 가치를 유지하고 있을 뿐이다. 실제 제품은 수공예가 아니라 기계로 찍어내고, 동유럽이나 중국에서 만들어내는 등 명품 가치를 잃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상표를 남발해서 대량 생산ㆍ대량 판매로 성공한 기업이 구찌다. 그러나 경제위기가 오면 가장 크게 타격을 입는다. 명품 브랜드가 장기적 성장을 추구하려면 문화적ㆍ역사적으로 접근해야 한다"고 힘주어 말했다.

카페레 교수는 지나친 사업확장은 명품브랜드 생명력을 짧게 한다는 견해도 내놨다. "지난 15년 동안 럭셔리 브랜드는 질병을 앓아왔어요. 11개 다이아몬드 보석이 붙은 제품에 단지 1개 보석을 추가해서 가격을 대폭 올려받는 식이었죠. 이제는 물질적 추구에서 벗어나 럭셔리의 본질인 문화로 돌아가야 할 때입니다."

■ He is…

△1949년 파리 출생 ◇프랑스 HEC경영대 MBA △미국 노스웨스턴대학 박사 △ 노스웨스턴대학 교수 △HEC 경영대 교수(현재) △서울럭셔리비즈니스인스티튜드(SLBI) 초빙교수(2009년 8월부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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